[기자수첩] A 업체 리베이트에 따른 치협의 입장문을 보며

최근 A 치과기자재업체의 리베이트 사건으로 치과계를 향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다.

‘치과가기 겁나요. 환자가 돈으로 보이나 봐요’, ‘임플란트 가격 거품 빠져야 한다’, ‘치과 비리가 많아서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등 치과의사들을 지적하는 비난 여론이 지배적이다.

앞서 지난 29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00여개 치과에 임플란트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면서 총 106억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A 업체 대표 등 임직원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리베이트를 제공받은 치과의사 43명도 의료법 위반으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A 업체는 2014년 7월부터 2017년 9월까지 임플란트 500만원과 치과용 합금500만원 총 1000만원 상당의 임플란트 패키지 상품을 600만원에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치과용 합금 400만원을 치과의사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점에 30일 발표된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입장문은 A 업체 감싸기가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들게 했다.

치협은 입장문에서 “이번 사건은 굴지 기자재업체의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영업방식으로 유통된 패키지 제품을 일부 치과에서 구매한 것으로 판단되며,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특히 입건된 치과의사들은 임플란트와 합금을 대량으로 구매해 총 금액의 상당부분을 할인받았으나, 치과 기자재업체의 높은 재료할인율을 볼 때 리베이트를 수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단언했다.

먹튀 치과와 신종 사무장치과 문제로 실추된 국민 신뢰를 회복해 대국민 치과의사 이미지 제고에 힘쓰겠다고 했던 치협의 발언에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국민들의 거센 비난 여론 속에 회원인 치과의사를 위한다던 약속은 뒤로 한 채 업체 편들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A 업체 편들기 의도가 엿보이는 치협의 입장문 발표는 논란을 잠재우기 보다는 오히려 회원들을 자극하는 역풍을 자초했다.

이번 리베이트 사건으로 치과계뿐만 아니라 국민들 사이의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치협의 행보는 협회를 향한 회원들, 치과계를 향한 국민들의 무너진 신뢰 회복에 최우선 방점을 찍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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